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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섭·우창구·안병기 기수 2승 “노련미 발휘한 고참 기수들”
- 심승태·유훈 기수 2승 “신인 기수의 패기란 이런 것!!”
- 최영주 조교사 농림부장관배 석권 “20년의 갈증 풀었다!!”
- 최상식·윤종현 조교사 2승 “기대주들의 힘찬 발걸음”
- 이희영·고옥봉 조교사 2승 “약해진 편성, 기회 놓치지 않았다!!”
- ‘기립환호’ “경마에서 역전 만루 대홈런이란 이런 것!!”
- ‘찰리스카즈’ “일반경주가 난 좋아∼”
- ‘추풍만리’ “가을 바람 부니 힘이 펄펄 나네!!”
- ‘아이제이어’ “‘스페셜러’와 함께 뜨고 있는 신예마”
- ‘만상’ “520kg대의 거구, 몸무게 값(?) 제대로 하네”
- ‘메카니코’ “난 더 이상 2위 단골마가 아니에요∼”
- ‘주말의전당’·‘기반’·‘금생’ 밝은 내일을 비춘 2세마들
적은 출전두수로 식상한 감이 있었던 10월 둘째주 경마가 막을 내렸다.
최고의 국산마를 가렸던 농림부장관배에서는 출전두수 부족과 절대 인기마들의 동반 몰락으로 그 의미가 퇴색됐으나 1군에서 꾸준한 걸음을 보여왔던 ‘기립환호’가 이변의 우승을 연출하며 경마계 전체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근성 덩어리 임대규 기수의 빛나는 투혼이 장관배 우승 타이틀을 3조 마방으로 불러들인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명색이 국산마 그랑프리인데 능력있는 1군마들이 다수 출전하지 않아 경마팬과 관계자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지난주 성적을 부문별로 살펴보자.
조교사 부문에서는 마방 개업 후 6년 여 만에 비로소 경마대회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은 3조 최영주 조교사가 가장 눈에 띈다.
대회 직후 인터뷰에서 우승이 실감나지 않는 듯 얼떨떨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던 최조교사는 “기수일 때도 해보지 못한 대회 우승을 이제야 하게 돼 소원을 푼 셈”이라며 밝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노력하고 공부하는 조교사 중 하나로 꼽히는 최조교사가 이번 우승을 계기로 정상권에 좀 더 근접하는 마방을 가꿔 나가길 기대해 본다.
신예마와 능력마들의 힘찬 활약이 돋보였던 28조 최상식 조교사와 43조 윤종현 조교사는 각각 2승씩을 나눠 가지며 역시 좋은 성적을 냈다.
국1군의 ‘추풍만리’를 비롯해 국산마로만 2승을 거둔 최상식 조교사는 상금면에서도 흡족한 한 주를 보낸 반면 빵빵한 외산 신마군단을 보유하고 있는 윤종현 조교사는 기대에 걸맞는 성적으로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이외 13조 이희영 조교사와 40조 고옥봉 조교사는 편성의 허점을 십분 활용하며 역시 2승씩을 낚아챘다.
기수 부문에서는 임대규 기수가 장관배 우승 포함, 총 4승을 몰아쳐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토요일 2승으로 포문을 연 임대규 기수는 그러나 일요일에는 인기마 ‘마법성’으로는 진로방해로 입상에서 탈락한데 이어 소속조 기대주 ‘파이스트리지’가 경주 중 골절상을 입으며 주행중지 돼 최악의 하루를 보내는 듯 보였다.
분위기 상 장관배에서도 ‘기립환호’로 순위권이면 최선이었을 듯 하지만 결승선 전방 50m부터 치열하게 펼쳐졌던 ‘새강자’, ‘초산’, ‘무비한’ 등 한 수 위 능력마들과의 경합에서 임대규 기수는 특유의 강인한 근성을 발휘하며 2억2천만원짜리 메머드급 대회를 집어 삼켜버렸다. ‘작은 거인의 포효’라는 말이 정말 딱 들어맞는 듯, 그만큼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이외 다승 부문 수위에 올라선 김효섭 기수와 최고참급의 안병기, 우창구 기수 등도 2승씩을 거두며 이름 값을 해냈고, 심승태 기수와 유훈 기수 역시 패기를 무기 삼아 2승을 낚는데 성공했다.
경주마 부문에서는 농림부장관배의 히어로 ‘기립환호’와 ‘스페셜러’에 이은 또다른 기대주 ‘아이제이어’가 두드러진다.
국산1군 승군 뒤 10번의 경주에서 단 한번의 준우승을 기록한 ‘기립환호’임을 고려할 때 이번 장관배 우승은 그야말로 ‘한국시리즈 결승 만루 홈런’에 비유할 수 있겠다. 물론 부담중량상 이점이 따랐겠지만 계속해서 지적 받아 왔던 승부 근성이 보강되며 이와 같은 훌륭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어쨌든 경마의 이변성이 또 한번 부각된 대회 결과였다.
‘아이제이어’는 뉴질랜드산 개별거래마로 3전 3승의 깔끔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1000m에서 1분00초대의 빠른 주파기록을 두 번 연속 기록하고 1400m 첫 도전에서도 여유 있는 발걸음을 선보여 최근 떠오르고 있는 ‘스페셜러’와 당당히 맞수로 평가받고 있다.
그 외 1군 경주에서 우승한 ‘찰리스카즈’와 ‘추풍만리’, 520kg의 거구답게 장거리에서 더욱 몸무게 값을 ‘만상’, 데뷔 이후 3연속 2위 입상을 한 ‘메카니코’가 4전 만에 첫 승을 거두며 상승세 및 그간 아쉬움을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이중 국산2군 시절 일간스포츠배를 차지하며 기대치를 모았던 ‘추풍만리’가 1군 승군 뒤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맞아 첫 승을 거두며 가능성을 현실화하는데 성공했고, 또한 ‘퓨전’에 이은 28조의 새로운 기둥마가 됐다.
한편 국산 2세마 경주에서는 ‘주말의전당’, ‘기반’, ‘금생’등이 우승 행진을 펼치며 밝은 내일을 기약했다.
10월 들어 급격히 출전마가 줄어들면서 경주 박진감이 크게 저하됐지만 월말이 점점 다가오면서 이번주부터는 경주편성이 어느 정도 정상화될 전망이다.
특히 국산 3군 능력마들 간 한판승부가 될 중앙일보배는 총 18두가 1차 등록을 마쳐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마를 즐기기에 더 없이 좋은 계절, 한 주 간에 받은 스트레스를 과천 경마공원에서 푸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이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