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당’ 겹경사, 특별경주 우승 과 최고 기록 수립

노스트라다무스의 지구 멸망설부터 최근에 비롯된 Y2K 문제까지 새천년에 대한 걱정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정작 2000년을 맞은 현시점은 고요하고 희망에 차 있으며 경마 역시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2주간의 휴장을 마치고 순조롭게 재개됐다.
2000년 경마일 총 94일중 그 첫 번째 포문인 제1일 경마가 지난주 1월8일 11개의 경주로 펼쳐졌다.
새천년 맞이 특별경주를 비롯해 8일, 9일 양일간 22개로 펼쳐졌던 2000년의 첫 주 경마는 토요일은 저·중배당, 일요일은 중·고배당의 흐름으로 마무리됐다.
지난주 경마는 1월6일∼7일 양일간에 내린 눈의 영향으로 주로가 다습(13%)했으며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주파기록이 빨랐다.
그 결과 기록 측면에서 ‘자당’이 종전 국산마 1400m 최고 기록이었던 1분27초5를 0.1초 앞당긴 1분27초4로 경신해 새천년 맞이 특별경주 우승과 함께 겹경사를 맞이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새천년 첫주 경마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인 기수는 안병기, 윤기정 기수. 이들은 나란히 3승 2위 1회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거세게 몰아쳤던 18기 기수들의 돌풍이 새천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대세를 일단 잠재운 셈이다.
안병기 기수는 우연찮게 모두 타조 기승으로 성적을 일궈냈는데 특히 47조 신예 마필들인 ‘기쁨이’와 ‘대비’에 첫 기승해 우승을 거뒀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
그리고 꾸준히 호흡을 맞춰 온 37조 대표마 ‘킹일루전’으로 2군 첫 도전에서 여유있게 승리해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반면 윤기정 기수는 소속조인 22조 마필들로 2승, 51조 ‘파워벨모나’로 승수를 추가했다. 또한 16조, 52조 마필들로 순위권에 진입해 전성기였던 80년대를 회고시켰다.
그러나 ‘영광뿐인 상처’란 표현에 걸맞게 이들은 모두 기승정지를 당했는데 안기수는 ‘킹일루전’으로 내측사행, 윤기수는 ‘반구정’으로 타 마필 주행방해로 각각 경마일 2일, 6일동안 출전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새천년 첫 경주 우승은 문정균 기수가 ‘풍운’으로 차지했다. 그리고 첫 999배당은 국산3군 경주에서 각각 ‘대지존’과 ‘성산대교’에 기승했던 이종섭, 서영석 기수가 결승선 전방 50m까지 입상이 유력시됐던 ‘불심’(홍성호)과 ‘우량주’(배휴준)를 극적으로 따돌리고 기록했다.
반면 박태종 기수의 부재로 활약이 기대됐던 김효섭 기수는 양일간 11회 출격이란 강승부를 띄웠으나 10번째 경주만에 우승하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각 조별 동향을 살펴보면 먼저 1군의 두둑한 상금을 챙긴 마방은 46조, 25조, 9조다. 이중 46조는 97년 말 까지만해도 연전연승으로 기대를 모았던 ‘타워어브런던’이 휴양 이후 최근 2승을 일궈내 예전의 명성을 되찾아 가고 있다.
그리고 9조는 ‘축령산’으로 예전 ‘이화령’이후 그야말로 모처럼 만에 국산1군 경주에서 우승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이외에도 상위군 우승마를 살펴보면 20조가 2개의 획을 긋고 있는데 차세대 기대주 ‘프리윌링’이 2군 승군 이후 3전 2승 2위 1회라는 기대주다운 성적으로 훌쩍 1군으로 승군했다. 그리고 국산2군 경주에서도 ‘대복’이 3위 승군이란 아쉬움을 2위마와 7마신이란 대차를 내며 깨끗이 씻었다.
한편 제1회 뚝섬배를 석권했던 ‘보석’이래 48조 김대근 조교사의 최고의 야심작 ‘차령장군’은 무난한 5연승을 구가했으며 지난해 최우수 관리조로 선정됐던 49조도 근래 찾아보기 힘든 연승마 ‘러브이즈블라인드’로 5연승을 달성하는 쾌조를 보였다.
2주간의 휴장 후 펼쳐진 새천년 첫 경마, 경마팬들의 베팅 감각도 낯설었고 조교사, 기수들도 예기치 못한 사고, 규정 위반이 그 어느때보다 많았다.
시작이란 들뜸으로 자칫 소홀한 감이 있었던 지난주 경마, 시행체·조교사·기수·경마팬 모두가 각각의 영역에서 다시한번 심기일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